개발일지

SI회사에서 토스까지, 주니어 개발자의 2022년 회고

아지송아지 2023. 2. 11. 16:25

2022년

 

꿈만같은 1년이였다.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났고, 좋은 분들을 만났다.

 

소중한 추억들을 남기고자 회고를 작성해본다.

 

안녕, 나의 첫 회사


첫 회사에서 퇴사를 하였다.

처음부터 직접 만들어나간 팀을 떠나려니 정이 많이 들었고 아쉬웠지만 개발과 성장에 대한 욕망이 너무나도 강했다.

SI 회사에서 단순히 프로젝트만 납품하는것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직접 만든 제품이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SI 특성상 내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어려웠다. 고민 끝에 이런 생각들을 회사와 솔직하게 논의하였고 퇴사를 할 때쯤 대표님께서도 응원을 해주셨다. 그렇게 1년간의 첫 회사 생활이 끝났다.

 

 

이직


아쉬움을 뒤로한채 바로 이직 준비를 하였다.

이직 시장 중앙에 서서 나를 돌아보았을 때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력서를 수십 번 다듬었고, 면접과 코딩 테스트도 꽤나 보았다. 알고리즘이 약한 나에게 코딩 테스트는 힘들었지만, 면접 하나만큼은 재밌었다. 면접은 여러 개발자분들과 대표님들이랑 소통하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그 속에서 나는 개발뿐만 아니라 각 회사가 일하는 방식과 철학을 배울 수 있었다.

 

한 회사의 대표, 리드 개발자분들과 얘기할 기회는 많지 않다. 주니어라면 더더욱 없다. 면접은 그분들과 얘기할 시간과 장소가 주어지는 것이다. 자신을 어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히려 이 시간을 활용하면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여러 회사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때 낙담하고는 했었다. 실력이 부족하여 키워줄테니 연봉을 800 깎고 들어오라는 회사도 있었다.  하지만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공부하고 준비하였다. 감사하게도 이직 준비 후반에는 많은 회사들이 좋게 봐주셨다.

 

 

2달간의 준비 끝에 비바리퍼블리카, 토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하였다.

사실 토스는 들어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나에게 너무 거대한 기업이라고 느껴졌다.)

서류를 넣고 과제 제출을 할 당시 나는 “99% 확률로 떨어졌다. 그래도 과제까지 봐서 좋았다”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토스에서 면접 제의가 오고 최종 합격까지 하자 너무 행복했었다. 그때 그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을것이다.

 

 

 

토스는 2022 프로그래머스 데브매칭 상반기로 입사했었는데 하반기 데브매칭에 내 이름이 실려있어서 신기했다.

데브매칭 테스트를 볼 때 코로나에 걸려 열이 38.9도까지 올라 응시하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떨어지더라도 후회없는 선택을 하고 싶어 시험을 봤었다. 

 

 

 

새로운 시작, 토스


22년 5월 16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출근하였다.

토스에 입사했다는 행복도 잠시 좌절의 연속이었다.

나의 코드, 사고하는 방식, 설계 모든게 형편없었다.

 

토스에서는 메이트라는 개념이 존재하며 개인당 메이트가 배정된다. 나의 메이트는 지금까지 본 개발자 중 모든 방면에서 가장 뛰어났다. 이분이 메이트라는게 정말 감사했다.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셨으며 나를 위해 상당 시간을 할애해주셨다. 커뮤니케이션, 문제 해결 능력,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 등을 배웠고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였다.

 

사실 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

자존감이 낮아졌고, 주변에는 괴물 개발자들밖에 없었다. 나는 점점 주눅 들었고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배우는 속도도 더뎌졌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22년 6월 3일 데일리 회고
입사한지 3주가 지났다. 시간이 생각보다 정말 빠르게 지나갔으며 심적으로 위축해 있던 시간이 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이 시야를 좁게 만들었다. 발전을 더디게 만들었던 원인인 것 같다. 다음주부터는 넓고 맑은 생각으로 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나는 스스로 못하고 틀렸다는 것을 변명하지 않고 인정했다. 모르면 물어봤고 최대한 빨리 습득해야 했다.

 

실패도 빨리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래야만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배웠던 점들을 정리하였고 PR 리뷰들은 주말에 복습하며 다시 정리하였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니 주변 동료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팀 내 유일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독립했다.

 

독립했지만 아직 성장하고 배워야할게 산더미다...

 

토스에서는 제품 개발을 진행하였다.

신규 서비스 개발, 기존 서비스 유지보수, Fake Test, A/B Test

 

사용자를 생각하며 제품을 만드는게 행복했다. 어떻게 하면 더 적은 리소스로 원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재미도 있었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개발하는게 힘들 때도 있었지만, 대고객 오픈을 하고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걸 보면 모든 것을 잊고 뿌듯함과 성취감이 나를 감싸곤 한다. 특히 주변 지인들이 사용하는걸보면 그 기분은 정말.... 벅차오른다..

 

여러 제품들을 만들었지만 탭을 만들 때 신경을 가장 많이 썼다.

사용자가 많고 토스를 실행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게 탭이기 때문에 중요했다. 로드 속도를 개선하고 최적화할지 고민을 많이했다. 사실 이 부분은 플랫폼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기였는데, 그때 더 배우지 못했던게 아쉬웠다. 그 당시 모르는 것을 찾아보면서 공부했지만, 짧은 시간 내에 의사결정하고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어려웠다. 탭을 만들때 다시 벽을 느꼈고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취미로 했던 작업이 사용자를 만나기까지


웹에서 2D 그래픽을 넘어 3D 그래픽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단순히 정보 전달하는곳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줄 수는 없을까?

 

내가 3D 인터랙션에 관심 있는다는 건 나를 오랫동안 보았던 사람은 알 것이다. 대학교에서도 과제를 혼자 three.js를 활용해 작업하였고, 졸업 후에도 종종 구현하고는 했었다. 

 

토스를 다니던 중 기존 팀 업무와 별개로 프러덕트 브랜드 디자이너와 협업할 기회가 생겼는데, 연말 크리스마스에 사용자를 위한 따뜻한 이벤트를 제공하는게 목적이였다. 디자이너분들과 그래픽을 3D로 구현하자고 논의하였고 결과적으로 그동안 계속하고 싶었던 3D를 실무에서 사용하여 많은 사용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서비스 이름은 '나만의 눈사람 만들기' 이다.

 

https://blog.toss.im/article/outsight-snowman

2주동안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각종 기사와 블로그에도 소개되었고 인스타 스토리로 공유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특히 친구들의 스토리에 올라올 때 뿌듯했다.

 

오랫동안 생각했던 꿈이 하나 이루어졌다.

취미로만 해왔던 3D 작업이 눈사람이 되어 사용자를 만나고, 나만 느꼈던 경험을 같이 나눌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소중한 프로젝트이다.

 

 

마치며


2022년은 일에 몰입한 한 해였다. 정말 정신없이 흘러갔다.

입사하기전 블로그와 깃, 오픈소스를 관리하고 있었지만, 토스에 입사 후 회사일에 몰두하다 보니 소홀해졌다.

커밋 기록이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23년에는 개인 프로젝트, 외부 활동까지 해야겠다.

 

 

그와 별개로 22년에는 꿈만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고 목표했던 일들도 성취했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뜻깊은 한 해였다.

2023년에도 하고 싶은게 많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자.

생각하지 못했던 목표를 달성하자.